노보리베츠의 어원이 담긴 천연 족탕
자세히 읽기오금이 저리는 노보리베츠 지옥 계곡
노보리베츠에 왔다면 지옥계곡은 반드시 들려야 합니다. 기념 사진을 남기기 좋을 뿐만 아니라 온천수를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죠.
그래서 저희 가족도 노보리베츠를 떠나기 전에 지옥 계곡에 들렀습니다.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 편했지만 주차 요금이 무려 500엔이라 다소 아쉬웠습니다. 호텔에서 걸어서 올 정도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죠.
노보리베츠에 도착했을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얼마 되지 않아 안개가 마을을 덮쳤는데 이게 오히려 더욱 지옥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.
지옥 계곡은 노보리베츠의 온천수원지 중 하나입니다. 온천수가 지표면 밖으로 나올 때 뿌연 연기와 함께 나오는데, 이 광경이 마치 귀신이 사는 지옥 같은 풍경과 같다고 해서 지옥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.
직접 가까이서 보니 한겨울인데도 열기가 바위 사이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. 온몸이 덜덜 떨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, 열기는 주변을 뿌옇게 가리고 있었습니다.
유황 연기의 향, 그러니까 계란 냄새가 코를 찌른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아무런 냄새를 맡지 못했습니다.
이곳의 메인 관광 콘텐츠는 약 15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입니다. 도깨비불의 길이라 불리는 산책로는 지옥 계곡 전망대에서 시작됩니다. 흐린 날과 비수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대표 관광 명소답게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.
산책로 끝에 다다르니 온천수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. 온천수의 색이 줄기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데요. 온천마다 다양한 성분이 녹아 있어 온천수 또한 색이 다양하다고 합니다.
그리고 용천수가 나오는 분출구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요. 용천수가 나오는 곳이라 부글부글 끓는다고 합니다. 제가 갔을 땐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고 너무 잠잠해서 그저 고인 물에 불과했는데요. 운이 좋게도 여행 가이드가 옆에 있어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. 최근에는 활동이 잦아져서 부글부글 끓는 모습은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합니다.
요즘 시대에는 영화에서 더 지옥 같은 지옥을 시각적으로 느껴봤기 때문에 단지 연기만으로는 감흥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 저 또한 단지 지옥보다는 연기가 뿌연 곳에 가까웠습니다. 하지만 50년 전만 해도 살면서 전혀 본 적이 없는 풍경이니 충분히 지옥처럼 느낄 법합니다.
산책길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까지 이어져 있습니다. 나무 데크 길을 따라 끝까지 가보았습니다. 끝에 다다르면 가운데에 간헐천이 하나 있습니다. 지옥 계곡 중앙에 위치한 간헐천 뎃센이케(鉄泉池)입니다. 약 3시간 간격으로 박력 있는 소리를 내며 수증기와 함께 뿜어져 나온다고 합니다.
시시해 보이더라도 끝까지 가보시길 바랍니다. 이 산책로 아래에는 산즈노카와라는 강이 흐릅니다. 죽은 사람이 건너는 강이라는 뜻인데, 산 사람이 이 강을 건너면 장수한다는 설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.
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. 그 길을 따라가면 산속으로 들어갑니다.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것처럼 잘 보호되어 있습니다. 운이 좋으면 사슴 같은 동물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. 그리고 오유누마라 불리는 연못을 지나 천연 족탕을 만납니다. 이렇게 한 바퀴 돌면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산을 좋아한다면 돌아보시길 추천합니다.
이 날은 오타루로 가야 하는 날이라 아쉬움을 마음속에 남긴 채 온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. 노보리베츠를 완벽히 다 둘러보려면 하루 정도는 필요해 보입니다.
노보리베츠 지옥 계곡을 방문하여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하고 다양한 온천을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.